
[굽기만 하면 되는 순무 스테이크]
채소를 좋아하는 저는 제철 채소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계절을 매년 기다립니다.
알록달록한 채소에는 저마다 계절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맛이 있지만, 여러 채소 가운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순무입니다. 부드럽고 수분이 많아 생으로 먹으면 아삭아삭하고, 끓이면 맛이 속까지 잘 배며, 구우면 순무 본연의 단맛이 살아납니다.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순무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에서 자주 만드는 것은 아주 간단한 작은 순무 스테이크입니다. 순무는 가게에서 사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취미로 가꾸고 계신 밭에서 얻어 오기도 합니다. 신선한 순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참 기쁜 일입니다. 스테이크라고 해도 특별한 재료나 어려운 조리법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순무를 반으로 자르고, 올리브 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천천히 구운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됩니다.
먼저 순무를 깨끗이 씻고 잎을 잘라 분리합니다. 순무는 껍질도 부드럽기 때문에 저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세로로 반을 잘라 굽습니다. 껍질의 질긴 식감이 신경 쓰인다면 얇게 벗겨도 좋습니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중약불로 달굽니다. 순무의 자른 면을 아래로 향하게 해 나란히 놓은 다음, 노릇노릇한 색이 예쁘게 나올 때까지 천천히 굽습니다. 이때 중간에 여러 번 뒤집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자른 면이 프라이팬에 잘 닿은 상태로 구워야 표면이 노릇하고 고소하게 완성됩니다.
자른 면에 먹음직스러운 색이 나면 순무를 뒤집고 불을 약하게 줄입니다. 뚜껑을 덮고 찌듯이 굽습니다. 순무의 크기에 따라 익는 정도가 다르므로 대나무 꼬치나 젓가락으로 찔러 확인합니다. 가운데까지 쑥 들어가면 다 익은 것입니다. 아직 단단하다면 뚜껑을 덮고 조금 더 가열합니다.
프라이팬의 수분이 없어져 타려고 할 때는 물을 1큰술 정도 넣은 뒤 뚜껑을 덮습니다. 물을 조금 넣고 찌듯이 익히면 표면의 고소한 풍미는 살리면서 속까지 포슬포슬하고 부드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금과 후추를 뿌리면 완성입니다. 간은 이것뿐입니다. 그런데도 자른 면은 노릇노릇하고 고소하며, 속은 부드럽고 촉촉합니다. 저는 이 순무 스테이크가 정말 좋아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복잡한 양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순무 자체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잎이 달려 있을 때는 물론 버리지 않고 함께 먹습니다. 순무 잎은 줄기 부분과 부드러운 잎 끝부분을 나누어 먹기 좋은 길이로 자릅니다. 줄기는 조금 익히기 어려우므로 순무를 찌듯이 굽는 중간에 프라이팬에 넣습니다. 잎 끝부분은 금방 익기 때문에 완성하기 조금 전에 넣어 올리브오일에 살짝 볶아 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뿌리의 은은한 단맛과 잎의 적당한 쌉싸름함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어머니가 키운 순무를 심플하게 굽는다. 저에게 순무 스테이크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가꾼 밭의 수확을 느낄 수 있는 한 접시이기도 합니다. 반찬 하나가 더 필요할 때도 딱 좋은 순무 스테이크. 순무를 좋아하는 분은 물론, 늘 조림이나 절임으로만 드셨던 분들에게도 꼭 한 번 추천하고 싶은 순무 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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