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엽서의 '잎'에 관한 이야기]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엽서'. 시대에 따라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 달라지지만, 지금도 연하장이나 간단한 인사장으로 사용되며 정성이 담긴 소통 수단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어 '하가키(엽서)'는 한자로 '葉書'라고 쓰지만, 어원은 '端書(하시가키)'로, 종이의 자투리 등에 적어 둔 메모나 기록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에도 시대에는 '端書'나 '羽書' 등의 한자가 사용되었으며, 편지라기보다는 독촉장에 가까운 것을 가리켰습니다. 이 '하시가키'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발음이 변해 '하가키'가 되었고, 메이지 시대 이후 '葉書'라는 한자 표기가 정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원 자체는 나뭇잎과 관련이 없는데, 왜 '葉書'라는 한자가 쓰이게 되었을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다라요(多羅葉)'라는 나무입니다. 다라요는 감탕나무과 감탕나무속에 속하는 상록수로, 길이 약 15~20cm의 두껍고 단단한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잎 뒷면을 손톱이나 나뭇가지처럼 뾰족한 것으로 긁으면, 상처 난 조직이 짧은 시간 안에 검게 변하면서 글씨처럼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신기한 특성 때문에 '엽서나무'라고도 불리며, 도쿄중앙우체국 앞을 비롯해 각지의 우체국 등에 그 이름을 기념해 심어져 있습니다.
사실 '다라요'라는 이름 자체도 일본에서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이름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인도의 '다라수(多羅樹)'에 이르게 됩니다. 종이가 발명되어 세계에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인류는 다양한 재료에 글자를 기록해 왔습니다. 중국에서는 나무(목간)나 대나무(죽간), 유럽에서는 양피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점토판이 사용되었는데, 인도에서 사용된 것은 야자과 식물의 잎이었습니다. 인도에서는 이러한 야자나무 잎을 필사본의 재료로 사용했으며, '패다라엽(貝多羅葉)', 줄여서 '패엽(貝葉)'이라고 불리는 기록 매체가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필사 문화는 인도에만 머물지 않고, 불교가 전파되면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일대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스리랑카와 미얀마,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패엽에 불경을 기록하여 보존하고 전승했으며, 그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다라수'와 일본에서 볼 수 있는 '다라요'에는 모두 '잎에 글자를 남긴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다라요'라는 이름은 인도의 다라수와 그 잎에 글자를 기록하던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이 다라요의 잎 뒷면에 경문을 써 넣거나, 잎을 불에 구워 길흉을 점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며, 오래전부터 사찰이나 신사의 경내에 심어 왔습니다. '葉書'라는 한자가 사용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잎에 글자를 쓰는' 다라요의 존재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다라요의 잎은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지금도 실제로 규격 외 우편물에 붙이는 우표를 붙이면 우체국을 통해 보낼 수 있습니다. '진짜 잎으로 만든 엽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나무이기도 합니다.
사이타마현 도키가와마치에 있는 간토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 사찰로 알려진 지코지(慈光寺)에서도 다라요를 발견했습니다. 여러분도 가까운 신사나 사찰을 방문하실 때 한 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케이주샤의 엽서
https://www.shokunin.com/kr/keijusha/tesuki.html
오니시 세이사쿠조의 만년필 벚꽃
https://www.shokunin.com/kr/onishi/pen.html
참고자료
https://ja.wikipedia.org/wiki/ハガキ
https://ja.wikipedia.org/wiki/タラヨウ
https://ja.wikipedia.org/wiki/木簡
https://ja.wikipedia.org/wiki/竹簡
https://ja.wikipedia.org/wiki/貝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