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SAMI와 아메리칸 다이너의 교차점]
팔라우의 코로르에서 우연히 들른 '록 아일랜드 카페'. 입구 정면에는 커다란 카운터가 자리하고 있고, 에메랄드 그린 벽지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짙푸른 테이블, 팝한 블루 소파에 레트로한 목제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옛날 미국의 다이너를 연상시키는 실내에서 주문한 부리토는 압도적인 양을 자랑했고, 태평양의 섬나라에서 잠시나마 미국에 온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다이너란 어떤 곳이며, 일반적인 카페와는 무엇이 다를까요? 다이너의 뿌리는 19세기 말 미국에 있습니다. 월터 스콧이라는 사람이 로드아일랜드주에 있는 신문사 '프로비던스 저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동식 마차를 타고 다니며 식사와 커피를 판매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이동식 포장마차(런치 왜건)'는 이후 사용하지 않게 된 철도 식당차나 공장에서 미리 조립한 조립식 건물을 현지로 옮겨 와 영업하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초기의 다이너에서는 서비스 카운터가 실내의 중심에 자리하고, 그 뒤편에는 조리 공간이 마련되었으며, 앞쪽에는 바닥에 고정된 손님용 의자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1920년대부터 1940년대에 걸쳐서는 아르데코의 요소를 도입하거나 식당차의 디자인을 본뜬 형태로 변화했고, 1950년대에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크롬 도금으로 덮인 반짝이는 외관에 네온사인이 빛나는 독특한 건축 양식이 확립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카페가 '커피나 가벼운 식사와 함께 차분한 공간에서 담소를 즐기는 곳'이라면, 다이너는 '누구나 언제든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대중적인 식당'이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24시간 영업이나 이른 아침부터 영업하는 곳도 많았으며, 메뉴 역시 아침 식사로 먹는 팬케이크부터 아메리칸 클럽하우스 샌드위치,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등 이른바 전형적인 미국 요리가 제공됩니다. 카운터석에서는 비즈니스맨도 장거리 트럭 운전기사도 나란히 앉아, 계속해서 리필되는 아메리칸 커피를 마시며 부담 없이 시간을 보냅니다. 영화 '펄프 픽션'이나 '백 투 더 퓨처'에 그려진 것처럼, 다이너는 미국인에게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선 일상의 원풍경이며, 미국의 문화적 다양성과 자유, 평등을 상징하는 공간인 것입니다.
그런 다이너의 공간에서 사용되었던 것은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식기가 아니었습니다. 반복되는 세척과 거친 사용에도 견딜 수 있는 두툼하고 튼튼하며 투박한 식기들. 바로 그런 '꾸밈없는 실용품'이야말로 다이너 특유의 따뜻함과 편안함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면 일본의 전통 공예와는 정반대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메리칸 다이너의 도구 문화이지만, 그 실용적이고 견고한 정신과 놀랍도록 맞닿아 있는 그릇이 있습니다. 바로 나가사키현 하사미초에서 탄생한 하사미야키 브랜드 'HASAMI'입니다. 하사미야키 역시 감상용 고급품이 아니라, 에도시대의 '쿠라완카완'처럼 서민들의 일상적인 식탁을 오랫동안 지탱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되기 위해 존재하고, 충분히 사용하며, 그리고 낡아 갈 때까지 사랑받는 '도구'를 만들고 싶다'는 콘셉트 아래 만들어지는 HASAMI의 그릇에는 1950~60년대 아메리칸 다이너를 떠올리게 하는 대중적인 식기의 형태와 팝한 컬러가 담겨 있습니다.
조금 거칠게 다루어도 쉽게 깨지지 않는 적당한 두께, 깔끔하게 포개어 수납할 수 있는 스태킹 구조, 그리고 손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기분 좋은 묵직함. 단순히 레트로한 디자인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생활의 도구'를 만들어 온 하사미의 장인 기술이 있었기에 실현할 수 있었던 실용의 미가 아닐까요? 실제로 저도 여러 번 부딪히거나 떨어뜨리고 있지만, 이가 나거나 금이 가지 않고 매우 튼튼한 블록 머그 빅을 10년 넘게 애용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다이너의 분위기와 일본의 도자기 산지에서 이어져 온 확실한 수작업. 멀리 떨어진 두 문화가 '일상의 도구'라는 교차점에서 만나 탄생한 HASAMI의 그릇으로, 평소의 커피나 아침 식사 시간을 즐겨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HASAMI의 블록머그
https://www.shokunin.com/kr/hasami/blockmug.html
록 아일랜드 카페
https://share.google/NPr5D1o6GasRiKQym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Diner
https://www.pastemagazine.com/article/grass-fed-beef-tallows-role-in-pop-culture-cuisine
https://ja.wikipedia.org/wiki/%E3%83%80%E3%82%A4%E3%83%8A%E3%83%BC
https://nativecamp.net/blog/20260605_study_abroad_usa-d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