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석 한 장]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장수 TV 프로그램인 《쇼텐(笑点)》. 지난 5월 방송 60주년을 맞은 《쇼텐》은 어쩌면 우리 일상과 가장 가까운 전통예능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오기리(주어진 주제나 질문에 대해 재치 있는 답변을 겨루는 것)의 진행자는 6대에 걸쳐 계승되어 왔습니다. 초대 진행자인 다테카와 단시 스승이 '라쿠고가(혼자 여러 인물을 연기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본 전통 공연 예술가)의 화술을 시각적으로 알기 쉽게 평가하는 방법'으로 이를 도입했다고 하며,《쇼텐》의 오기리에서는 답변이 얼마나 재치 있는지에 따라 방석을 주고받는 방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몸 하나만으로 다양한 등장인물과 장면을 표현하는 하나시카(라쿠고가)에게 방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입니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공연을 받쳐 주는 것은 물론, '고자(高座)'라 불리는 한 단 높은 무대를 다다미방으로 보고 그 공간의 중심에 방석을 놓음으로써 연기자와 관객석의 경계를 만드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또한 때로는 소도구로 활용되어 작은 밥상이나 말 등에 비유되기도 하며, 손에 들거나 쥐고 연기하거나, 두드려 소리를 내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크고 화려한 무대나 장치가 없어도 방석 한 장만 있으면 어디서든 관객을 그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번 요세(라쿠고를 비롯한 고전 예능을 공연하는 대중적인 공연장)를 찾은 적이 있는데,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는 이야기들에 몇 번이고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방석의 대부분은 직사각형 천을 반으로 접어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만든 뒤, 겹쳐진 두 장의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세 변을 꿰매어 만든다고 합니다. 이때 생기는 봉제선이 없는 한쪽 면을 하나시카는 반드시 관객을 향하도록 놓는다고 합니다. 인연에 '끊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자가에시'라고 불리는, 다음 연기자에게 무대를 넘겨주는 예법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방석 한 장에도 멋스럽고 따뜻한 사람의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이는 하나시카만의 예법은 아닌 듯합니다. 다다미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에는 방석의 방향이나 다루는 방식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 옛사람들의 세심한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다는 점 역시 라쿠고의 매력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자에서는 무한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소중한 방석이지만, 가정에서는 어떨까요?《쇼텐》이 6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온 것처럼, 여러분의 일상 속 이야기에 오랫동안 함께해 줄 마음에 드는 방석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앉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품에 안기도 하면서. 오래도록 함께할 방석 한 장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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