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푸른색과 쪽염색]
일본의 색채관은 서양의 '색상' 개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고대에는 색을 고정된 물질의 색이 아니라, 빛의 변화나 사물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보았다는 설이 있습니다. 밤이 끝나고 새벽이 밝아오는 순간의, 마치 빛이 터져 나오듯 환해지는 모습을 '아카(明)'라고 불렀고, 모든 것을 감싸 숨겨 버리는 어둠을 '쿠로(暗)'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사물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상태를 '시로(顕)', 경계가 모호한 채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과 바다를 '아오(漠)'로 인식하는 등, 색은 자연의 변화와 깊이 연결된 개념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반면에 아스카 시대에는 색이 제도적인 의미도 갖게 됩니다. 관위십이계에서는 색이 계급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었으며, 색은 사회적 상징으로도 기능했습니다. 동시에, 일본인의 감성 속에는 자연의 변화를 중시하는 시각이 지속되어 왔으며, 헤이안 시대 궁중에서는 계절 변화를 옷의 색 배합으로 표현하는 '카사네의 색목'이 발전하고, 색채는 계절과 장소에 어울리게 우아하게 의상을 소화하는 것이 교양의 일부분으로 다듬어졌습니다. 헤이안 시대가 되자, 하나다·콘·루리색 등 쪽염색만의 풍부한 색 이름이 생겨났고, 귀족에서 무사로, 그리고 서민에게까지 푸른색이 널리 자리 잡았습니다. 메이지 시대에 서양인들이 일본 거리 풍경에서 쪽염색을 발견하고 이를 '재팬 블루'라 불렀습니다. 오늘날 그것은 일본을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쪽염색의 특징은 그 독특한 염색 기법에 있습니다. 주성분인 인디고는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의 작용으로 발효·환원시켜 물에 녹는 상태로 바꿔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염료액에 담긴 천은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되어 푸른색으로 발색합니다. 이 '환원과 산화' 과정 덕분에 쪽염색은 반복해서 염색함으로써 깊이 있는 색조를 만들어냅니다.
일본에서는 '스쿠모'라고 불리는 염료가 발달했습니다. 타데아이 잎을 발효·숙성시켜 만든 이 염료는 가볍고 보관·운반에 적합해, 에도 시대에는 각지의 코우야(염색공방)를 지탱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쪽염색은 서민 생활에 널리 퍼져 나갑니다. 쪽염색은 항균, 방충, 탈취, 그리고 불이 쉽게 번지지 않는 내화성 등 실용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해지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농민·장인·소방관의 복장 등 쪽염색 옷은 생활을 지키는 옷이었습니다.
게다가 쪽염색에는 '색이 자라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용할수록 색이 서서히 차분해지고,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변화를 퇴색이 아니라 가치로 바라보는 감각은 현대 인디고 염색에도 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쪽 잎에서 시작해 공기에 닿으면 파란색으로 변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가 더해지는 쪽염색은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는 일본의 색채관을 구현한 기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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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ja.wikipedia.org/wiki/アイ_(植物)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79312250V01C14A1TBP000/
https://pixy10.org/archives/post-7433.html
https://indigoart.lp-web.net/about-indigo/
https://iroai.jp/indigo/
https://www.zaboblue.com/blog/aizome-blog03.html
https://www.gov-online.go.jp/eng/publicity/book/hlj/html/202010/202010_06_j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