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루를 걸으며, 벽돌을 읽다]
오타루의 거리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는, 많이 남아 있는 역사적 건축물입니다. 현존하는 건물 중에서는 석재를 사용한 목골석조 건축이 유명하지만, 가끔 보이는 적갈색 벽돌 건축도 거리 풍경에 아름다운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벽돌로 지은 건물 대부분은 목골석조 건축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메이지 초기 오타루의 급속한 발전을 뒷받침한 역사적 유산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벽돌의 쌓는 방식에 따라 시대적 배경과 특징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프랑스식 쌓기'와 '영국식 쌓기'가 있습니다. 프랑스식 쌓기는 벽돌의 긴 면과 짧은 면이 같은 단에서 번갈아 나타나도록 쌓는 방식으로, 외관이 매우 아름답고 정돈된 인상을 줍니다. 다만 시공에 많은 수고가 필요하고 사용되는 벽돌의 수도 많았습니다.
반면 영국식 쌓기는 벽돌의 긴 면만 보이는 단과 짧은 면만 보이는 단을 번갈아 쌓는 방식입니다. 구조적 강도가 높아 창고나 공장 등의 건축물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메이지 중기 이후에는 더욱 견고하고 시공 효율이 뛰어난 영국식 쌓기가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아름다운 외관을 지녔지만 시공에 많은 손이 가는 프랑스식 쌓기는 메이지 초기의 한정된 시기에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건축물들은 매우 귀중한 존재입니다. 세계유산으로 알려진 군마현 도미오카시의 도미오카 제사장의 벽돌 벽 역시 아름다운 프랑스식 쌓기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오타루에는 두 가지 기법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오타루시 종합박물관에 있는 벽돌조 기관차고입니다. 박물관 부지 내에는 1885년(메이지 18년)에 준공된 프랑스식 쌓기의 기관차고와 1908년(메이지 41년)에 준공된 영국식 쌓기의 기관차고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 건물 모두 국가 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도 현역 시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석탄 수송을 통해 일본의 근대화를 뒷받침했던 철도의 역사를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벽돌 건축 하나만 보더라도, 이 도시는 오래전부터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를 더욱 세련되게 발전시키면서 소중히 지켜 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 또한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듯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 왔으며, 그 축적이야말로 오타루만의 독특한 정취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다음에 오타루를 산책할 때는 '이건 프랑스식 쌓기일까, 아니면 영국식 쌓기일까?'하고 역사 탐정이 된 기분으로 건물의 세부를 관찰해 보는 것도 즐거울지 모릅니다. 또한 역사 깊은 건축물들을 둘러본 뒤에는 오타루 쇼룸에도 꼭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공간 속에서, 오타루의 역사와 매력을 한층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오타루 쇼룸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otaru.html
참고자료
https://www.city.otaru.lg.jp/docs/2020111400146/
https://www.tomioka-silk.jp/_tomioka-silk-mill/guide/building.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