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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에도 이어지는, 그릇의 시간]

예로부터 식품을 주문하거나 디저트를 구입하면 함께 멋진 그릇이 따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쩌면 음식보다 그 그릇이 더 목적일 때도 있지요. 먹고 난 뒤에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식탁에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약 15년 전, 후라노에서 주문한 특별한 푸딩은 소박한 질감의 둥근 도기 그릇에 담겨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집에서 그라탱 그릇으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갓 구운 그라탱을 식탁에 올릴 때마다 그 푸딩을 처음 먹었던 날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군더더기 없는 형태와 다 먹은 뒤의 쓰임새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게 만든 점에서, 왠지 모를 성실함이 느껴집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것을 전제로 하기보다, 그 이후의 생활 속에도 스며들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장인이 만든 그릇도 사용자의 기억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처음엔 '예쁘다', '사용하기 편하다'는 감상에서 시작해, 어느새 '그 요리엔 이 그릇', '이 접시를 보면 그 계절'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겹쳐집니다.

그리고 여러 번 사용될수록, 단순한 그릇이 그 사람만의 시간을 담는 존재로 변해간다. 소중히 여기는 식기는 우리의 감정과 추억을 남기는 존재이며, 일상에 깊은 색채를 더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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