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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물드는 홋카이도의 봄]

며칠 전, 삿포로시의 '유리가하라 공원'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5월이 되면서, 혼슈와 달리 장마가 없는 홋카이도는 쾌적하고 상쾌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하늘도 어딘가 더 높게 느껴집니다. 4월 하순에 피기 시작한 벚꽃이 지고 나면, 이번에는 다양한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저는 바로 이 계절에 홋카이도다운 매력을 가장 깊이 느낍니다.

유리가하라 공원은 삿포로 시 중심부에서 약 9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부지 면적 25.4헥타르에 달하는 광대한 종합공원입니다. 쇼와 58년에 개원했으며, 공원의 상징인 약 100종류의 백합을 비롯해 라일락과 튤립 등 계절마다 다채로운 식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삿포로를 대표하는 플라워 파크라고 불리는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공원 내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저마다 자유롭게 뛰어놀며 즐거운 웃음소리를 울려 퍼뜨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계절에는 포도송이처럼 보이는 무스카리가 보라색 카펫을 펼치고, 그 주변에는 알록달록한 튤립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백화요란'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광경입니다. 백화요란은 뛰어난 인물이나 성과가 한 시기에 많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정원을 걸어다니면 각각의 식물이 자랑스럽게 꽃을 피우고 마치 서로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듯합니다. 긴 겨울을 지나온 홋카이도라서일까, 봄부터 초여름까지 피어나는 꽃들의 활기를 어딘가 특별하게 느낄지도 모릅니다.

유리가하라 공원이 위치한 지역은 한때 넓은 낙농 지대였으며, 공원 역시 원래 목장이었습니다. 그 흔적으로, 꽃 옆에 약 100년 전에 세워진 벽돌 사일로가 남아 있습니다. 사일로는 낙농업에서 가축 사료를 제조·저장하기 위한 중요한 건물입니다. 수확한 목초를 압축해 산소에 닿지 않도록 보관하면, 유산균에 의한 발효가 진행되어 가축이 선호하는 사료가 됩니다. 발효 식품이 식욕을 돋우는 것은 동물도 인간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원통형 사일로는 기술 발전으로 사용 기회가 줄어들었지만, 당시의 풍경과 역사를 전하는 것으로서 소중히 보존되고 있습니다.

유리가하라 공원에서는 향긋한 라일락이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라일락은 프랑스어로 '리라'라고 부르며, 라일락이 피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추위가 돌아오는 현상을 홋카이도에서는 '리라비에'라고 합니다. 여름을 앞두고 갑자기 쌀쌀해지는 날도 있으니 옷차림에 유의하면서 천천히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짧은 홋카이도의 봄을 즐기며 오타루 쇼룸에도 꼭 한 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오타루 쇼룸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otaru.html
유리가하라 공원
https://yuri-park.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