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라우의 스토리보드]
올해 골든위크 연휴에 방문한 팔라우. 야쿠시마와 거의 같은 면적에 인구 약 1만 7천 명이 살고 있는, 북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입니다. 한때 일본의 위임통치령이었던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에도 현지어에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 남아 있으며, 그 수는 약 700어에서 1,000어에 이른다고 전해집니다. '신분(신문)', '사시미(회)' 등 생활에 밀접한 도구나 음식을 나타내는 말, '건배' 혹은 '술을 마시다'를 의미하는 '츠카레나오스(피로를 회복하다)'와 같은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 팔라우어 발음에 맞춰 변형되면서 지금도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동네의 작은 가게 벽에는 'BENTO'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고, 실제로 일본과 비슷한 맛의 맛있는 도시락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일본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팔라우에서 이번에 만난 것이 '스토리보드'라는 훌륭한 전통 공예품입니다. 팔라우어로는 '이타보리(판각)'라고 하며, 목조각 공예품을 의미합니다. 심야에 도착한 호텔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해 준 것은, 남국의 힘찬 나무결에 사람들의 삶과 전설이 섬세하게 새겨진 거대한 한 장이었습니다. 실은 이 스토리보드가 팔라우를 대표하는 전통 공예가 된 배경에는 한 명의 일본인 조각가의 공헌이 있었습니다.
1929년(쇼와 4년), 민속학자이자 조각가였던 히지카타 히사카츠 씨는 일본의 위임통치하에 있던 팔라우로 건너가, 자신도 창작에 매진하면서 현지 사람들에게 자신의 전승을 판에 새겨 문화를 후세에 남기자고 제안했습니다. 팔라우에 온 지 3개월 후, 미술 교사로 채용되어, 팔라우 전역의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판각' 기술을 가르쳤습니다. 히지카타 씨가 감명을 받은 것은 팔라우의 전통적인 모임 장소인 '바이'에 그려진 장식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바이의 대들보와 처마벽에는 팔라우에 전해지는 전설과 마을의 교훈, 사람들의 생활이 선명한 색채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디자인을 판각으로 만든 것이 스토리보드의 원형이 되어, 팔라우의 풍부한 정신 문화를 오늘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롤 교도소에서도 교도 작업의 일환으로 스토리보드 제작 및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체류에서는 코롤에 있는 '테반 우드 카빙 샵'에서 실제로 스토리보드를 제작하는 모습을 견학할 수 있었습니다. 장인이 온 마음을 다해 나무와 마주하며 이야기를 새겨 넣는 모습은, 하나의 기술이 일본과 팔라우를 이어주고 있는 장면 그 자체를 보는 듯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뭇결은 더욱 깊이를 더하며 아름답게 변화해가는 스토리보드. 기념품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조각'이라는 기술이 일본과 팔라우를 이어주고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된 그 발자취를 알게 되면서, 손으로 만드는 일의 헤아릴 수 없는 가치와 그것이 열어갈 미래의 가능성을 깊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라이 워터 파라다이스 호텔&스파
https://maps.app.goo.gl/MyEsER1RzNxGHuPTA
벨라우 국립박물관
https://maps.app.goo.gl/tt5JcGRnRdyp1yfR8
테반 우드 카빙 샵
https://tebangwoodcarving.com/
참고자료
https://www.mofa.go.jp/mofaj/area/palau/data.html#section1
https://www.palau.emb-japan.go.jp/itpr_ja/11_000001_02244.html
https://ja.wikipedia.org/wiki/%E3%82%B9%E3%83%88%E3%83%BC%E3%83%AA%E3%83%BC%E3%83%9C%E3%83%BC%E3%83%89_(%E3%83%91%E3%83%A9%E3%82%AA)
https://ja.wikipedia.org/wiki/%E5%9C%9F%E6%96%B9%E4%B9%85%E5%8A%9F
https://kbc.co.jp/roots/detail.php?cdid=15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