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홋카이도립 근대미술관]
삿포로시에는 사계절의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장소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홋카이도립 근대미술관입니다. 우리는 '킨비'라는 애칭으로 친숙하게 부르고 있으며, 마루야마 지역의 평온한 거리 풍경 속에 자리한 이 미술관은 1977년 개관 이래 홋카이도와 인연이 있는 작가들부터 국내외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의 감성에 다가가 왔습니다.
전시의 매력도 물론이지만, 저에게 이곳은 작품을 감상하는 장소이자 가끔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삿포로에 살고 있을 때, 저는 가끔 멍하니 있기 위해 가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바로 홋카이도립 근대미술관 2층 로비에 있는, 모두 창가를 향한 의자에 앉는 것이었습니다. 조용한 시간이 흐르는 공간에서, 창밖 풍경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뿐이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속을 텅 비울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일단 즐긴 뒤, 문득 심호흡을 하고 싶어질 때… 그런 순간마다 반드시 발길이 향했던 장소입니다.
미술관 안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입니다. 흰색 곡선을 그리는 그 모습은 미술관의 상징으로 로고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건축과 예술이 서로 울려 퍼지는 듯한 그 디자인은, 방문객을 자연스럽게 전시 세계로 이끄는 듯한 신비로운 흡인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홋카이도립 근대미술관의 상설 전시에서는 홋카이도와 인연이 있는 화가들의 작품과 유리 공예,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홋카이도에는 개성 있는 유리 공방이 많아, 빛을 통과시켜 반짝이는 작품들은 장인 기술을 사랑하는 분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손으로 만든 작품이 지닌 온도와 질감은, 마치 홋카이도의 공기 자체를 담아낸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기획 전시에서는 국내외 거장의 작품을 다루기도 하고, 홋카이도의 젊은 현대 아티스트들의 도전적인 전시가 열리기도 하여, 그 폭넓음 덕분에 몇 번 방문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자극으로 가득한 것이 이 미술관의 매력입니다.
창밖 풍경도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줍니다. 봄에는 연한 녹색이 흔들리고, 여름에는 강렬한 햇살이 비치며, 가을에는 가로수가 노랗게 물들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고요히 쌓입니다. 계절의 변화가 그대로 예술의 일부가 된 듯하여, 2층 로비 의자에 앉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풀려가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그저 멍하니 있는 행위는 매우 사치스러우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홋카이도립 근대미술관은 그런 일상 속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해주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고요함에 감싸여 예술을 음미하고, 창가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는… 그런 시간의 누적이 분명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삿포로에서도, 당신의 도시에서도, 문득 발걸음을 멈출 수 있는 장소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작은 고요함을 꼭 스스로의 마음 속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홋카이도립 근대미술관
https://artmuseum.pref.hokkaido.lg.jp/knb/korean
오타루 쇼룸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otaru.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