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의 텐구산]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텐구산 스키장은 규모는 작지만 오타루 항을 눈앞에 바라보며 스키를 탈 수 있는, 전망이 아름다운 스키장입니다. 홋카이도에서 민간용 리프트가 처음 설치된 역사가 깊은 스키장으로, 오랫동안 시민들에게 사랑받아 왔습니다. 부드러운 봄 햇살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산 전체는 아직도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관광객을 태운 대형 버스가 끊임없이 찾아와, 정상행 로프웨이 승강장에 긴 줄이 서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동계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활약에 감동받아 몇 년 만에 텐구산 스키장을 찾았습니다.
스키가 홋카이도에 전해진 것은 메이지 말기인 1908년(메이지 41년)입니다. 당시 도호쿠제국대학 농과대학(현재의 홋카이도 대학)에 재직 중이던 독일어 강사 한스 콜러가 스키를 가져와, 학생들이 삿포로시의 삼각산에서 선구적으로 연습한 것이 시작이라고 전해집니다. 1912년(메이지 45년)에는 오스트리아 군인 레르히 중령이 아사히카와 사단에 기술 지도를 했고, 그 이후 스키는 군사 기술에서 민간 스포츠로 확산되었습니다. 1923년(다이쇼 12년)에는 일본 최초의 공식 스키 대회인 '제1회 전일본 스키 선수권 대회'가 오타루시에서 열리는 등, 홋카이도는 일본 스키 문화의 초석을 다진 지역이기도 합니다.
현재 홋카이도내 초·중학교에서는 겨울 체육 수업에 윈터 스포츠가 자리 잡고 있지만, 넓은 홋카이도는 지역마다 자연 환경이 달라 '스키 문화권'과 '스케이트 문화권'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일본해 쪽은 차가운 북서풍의 영향으로 대설이 내리지만, 극심한 저온이 되지는 않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삿포로시·오타루시 주변은 어릴 때부터 스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습니다. 반면, 토마코마이시, 오비히로시, 쿠시로시 등 태평양 연안은 적설량이 적고 추위가 심한 지역입니다. 겨울이 되면 교정에 손수 만든 스케이트 링크가 설치되어 스케이트 문화가 발달해 왔습니다. 이러한 지역성은 올림픽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출신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홋카이도에 살면서도 스키만, 혹은 스케이트만 접해 본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자연 환경에 따른 문화 차이가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스키장에서 몸을 움직인 뒤, 로프웨이 승강장 옆에 있는 베이글 전문점 '마녀의 베이글'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차가워진 몸을 천천히 녹였습니다. 폭신하고 쫄깃한 식감이 인기인 베이글을 운 좋게도 몇 종류 구할 수 있었고, 집에 돌아와 다시 데워 간식으로 즐겼습니다. 운동 부족해지기 쉬운 겨울이지만, 가끔 몸을 마음껏 움직이는 시간을 만들면 일상의 풍경이나 식사까지도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텐구산 스키장
https://tenguyama.ckk.chuo-bus.co.jp/
마녀의 베이글
https://www.majono-bagel.com/
오타루 쇼룸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otaru.html
참고자료
https://www.ndl.go.jp/landmarks/column/hokkaido_ski
https://www.data.jma.go.jp/cpd/j_climate/hokkaido/column_snow.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