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안]
교토 분지의 북동쪽에 있는 '요시다산'을 따라 위로 쭉쭉 걸어 올라가면 나타나는 당당한 목조 건축물. 교토시 등록 유형문화재인 '모안(茂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어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교토대학교 동쪽에 자리한 언덕, 요시다산은 다른 이름으로 '가구라오카'라고도 불리며, 서쪽은 요시다 신사의 경내로 이어져 있어 도심 한가운데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곳입니다. 모안은 원래 다이쇼 시대에 차노유(다도)를 위한 공간으로 지어진 곳으로, 도시에 머물면서도 산중의 정취를 즐긴다는 뜻의 '시중의 산거’라 부르기에 걸맞아, 현재는 모안의 캐치프레이즈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안은 다이쇼 시대에 다니카와 시게지로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여러 사업을 거친 뒤, 시게지로는 오사카에서 신문용지를 중심으로 취급하는 운송업을 일으켜 성공을 거두었고, 거래하던 제지회사 사장의 권유로 다도를 시작하게 됩니다. 우라센케에 입문해 본격적으로 다도에 친숙해지고, 조예를 깊이 쌓아가며, 요시다산 정상에 다실 8석과 달맞이대, 누각 등을 갖춘 광대한 숲속의 건물을 조성했습니다. 또한 수시로 다회를 열어 다인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넓혀갔다고 전해집니다.
시게지로가 세상을 떠난 뒤 수십 년간 폐쇄되어 있었지만, '모안'이라는 이름을 시게지로의 아호에서 따오고, 당시의 식당동을 카페로 활용하면서 현재의 운영 형태가 자리 잡았습니다. 번잡함에서 벗어난 예약 우선제 카페로 운영되는 한편, 대관 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재 남아 있는 두 채의 다실에서는 다도 수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요시다산에서 초록을 온몸으로 느끼며 산책을 즐긴 뒤 발길은 모안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운 좋게도 1층 벤치에서 잠시 기다리자 곧 안내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창가 카운터에 앉으니 짙은 초록 너머로 교토의 거리와 산들이 작게 보였고, 그 순간 이미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상큼한 유자 시럽의 빙수와 세트로 나온 일본 홍차, 그리고 사케까지. 산속에서 보내는 꿈결 같은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조용한 교토를 음미하고 싶은 분이라면, 사쿄구까지 조금 발걸음을 옮겨 '시중의 산거'를 찾아가 보시길 권합니다.
모안
https://maps.app.goo.gl/sho76RUv5MUsdNaT8
쇼룸 안내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
참고자료
https://www.mo-an.com/
https://www.hachise.jp/rent/mo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