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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쿠지라]

눈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계신 지역에는 눈이 내리고 있나요? 이 우키요에는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대표적인 우키요에 시리즈《名所江戸百景》의 겨울 풍경 'びくにはし雪中(눈 속의 비쿠니다리)'에는 160년 전 긴자의 설경이 그려져 있습니다. 장소는 긴자 쇼룸에서도 가까운 소토보리 도리와 도쿄 고속도로가 만나는 근처, 야에스 2초메에서 긴자 1초메 방면을 바라본 느낌입니다. 고속도로가 건설되기 이전, 이 아래에는 교바시 강이 흐르고 있었다고 하며, 비쿠니다리란 교바시 강과 에도 성 밖 해자가 만나는 장소에 있던 다리입니다. 그림 중에서도 오른쪽 안쪽에는 에도성의 돌담이 그려져 있거나, 소토보리를 따라 있는 거리 안쪽에 보이는 것은 스키야바시 고몬(현재의 스키야바시 교차로) 부근에 있었다고 하는 소방망루라고 생각됩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야키 주산리(13리)'라고 쓴 군고구마 가게 간판도 보입니다. 당시 가와고에 주변에서 나는 고구마가 인기여서 에도에서 가와고에까지가 13리(약 51km)인 것과 '밤(구리=9리)보다 (4리) 더 맛있다'(9리+4리=13리)라는 말장난에서 '십삼리'라고 하면 고구마를 나타내게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존재감이 있는 것이 '야마쿠지라(산 고래)' 글자가 아닐까요?

'야마쿠지라(산 고래)'란 멧돼지 고기, 또는 넓게는 짐승 고기를 뜻하는 말로, 네 발 달린 동물의 고기를 취급하는 가게를 통틀어 '모몬지야'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멧돼지 고기를 접시에 담은 모습이 모란꽃을 닮았다 하여 '보탄(모란꽃)', 사슴 고기는 '모미지', 말고기는 그 빛깔이 벚꽃색과 비슷하다는 데서 '사쿠라'라고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가장 유명한 모몬지야는 고지마치 히라카와초에 있던 고슈야로, 그림 속의 간판은 보탄나베를 제공하던 오와리야로 보입니다. 당시에는 짐승 고기를 먹는 것이 겉으로는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고래의 한 종류라고 둘러대며 장사를 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현재도 보탄나베를 맛볼 수 있는 '모몬지야' 도요타야라고 하는 가게가 료고쿠에 있습니다. 교호 3년(1718년)의 창업, 이 땅에 9대 계속 되는 노포입니다. 원래는 한방을 취급하는 약국으로, 냉증이나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는 약의 일종으로 내놓은 멧돼지가 인기 상품이 되어 요리점으로 변신했다고 합니다. 끓이면 끓일수록 부드러워지는 이 멧돼지는 단바와 스즈카 등에서 구입하여 스키야키로 즐깁니다. 오랜 세월 사용해 온 철제 스키야키 냄비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식사의 '특별함'을 한층 북돋아 줍니다. '멧돼지'라는 말에서 육향이 강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었고 잡내도 없어 여성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스키야키로 맛보았지만, 교토 등지에서는 흰 된장이나 가게만의 육수로 즐기는 보탄나베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렇다 해도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야마쿠지라(산 고래)'라 이름 붙여 모두 함께 맛있게 즐겼다는 에도의 식문화는, 과연 멋스럽다고 해야 할지, 느슨하다고 해야 할지요. 마치 말장난을 하듯 표현을 바꿔 즐기던 모습에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에도의 세계를 더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기야의 스키야키 나베
https://www.shokunin.com/kr/kiya/sukiyaki.html
긴자 쇼룸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ginza.html
모몬지야
https://momonjya.gorp.jp/

참고자료
https://colbase.nich.go.jp/collection_items/tnm/A-10569-7405 (ColBase『名所江戸百景・びくにはし雪中』)
https://www.kabuki-za.co.jp/syoku/2/no170.html
https://cleanup.jp/life/edo/68.shtml#:~:text=猪肉を「山くじら」「,「さくら」と呼んだ%E3%80%82
https://earlybird.life/edotokyo-028
https://tokuhain.chuo-kanko.or.jp/detail.php?id=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