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나베 하나만 있으면]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냉장고를 열어 보면 조금씩 남아 있는 채소들, 반 모의 두부, 끝자락의 파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 가끔 있지 않으신가요? 그럴 때 애용하는 도나베를 꺼내면, 식단에 대한 고민이 어느새 말끔히 사라집니다.
이 사진은 그런 어느 날 밤에 만들어 먹은 나베 요리의 모습입니다. 도나베의 넉넉한 품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총동원'할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합니다. 있는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담고 불에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다진 고기가 없어서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생강과 마늘, 파를 다져 섞은 뒤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전분가루를 묻혀 둥글게 빚어 간단한 고기완자를 만들었습니다. 푸짐함이 필요할 때는 당면을 넣으면 한층 더 든든해집니다. 소스는 폰즈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기호에 따라 고추를 곁들여 드셔도 좋습니다.
축열성이 뛰어난 도나베는 열을 천천히 전해 주어, 늘 먹던 재료에서도 놀랄 만큼 깊은 단맛을 끌어내 줍니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김이 피어오르면, 그것이야말로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되었다는 신호입니다. 그저 '끓이기'만 했을 뿐인데도 도나베 하나만 있으면 마음까지 은근히 따뜻해집니다. 그런 꾸밈없는 겨울 식탁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큰 사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츠야마 도우고우죠의 토회 도나베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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