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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로쿠즈시]

이나리즈시(유부초밥)와 마키즈시(김초밥)가 세트로 구성된 '스케로쿠즈시'. 마트나 편의점, 혹은 축제나 행사의 자리에서도 친숙한 세트지만, 그 뿌리는 에도시대의 '이키(과하지 않은 세련됨과 담백한 멋을 중시하는 에도 시대의 미의식)' 문화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어원은, 가부키 18번의 하나인 연목《助六由縁江戸桜(스케로쿠유카리노에도자쿠라)》에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스케로쿠에게는 '아게마키'라는 이름의 연인 오이란이 있었습니다. 이 이름의 '아게'를 이나리즈시에, '마키'를 마키즈시에 빗대어 당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연목을 따서 '스케로쿠즈시'라고 부르게 된 것이 시초입니다.

원래 에도 시대의 연극 구경의 즐거움이라고 하면, 막간에 맛보는 도시락 초밥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주인공의 이름에서 착안한 재치와 유머가 돋보이는 스케로쿠즈시는 극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단정하게 늘어선 그 담백한 모습과, 간편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기능성, 군더더기 없는 구성은 에도 사람들이 중시하던 '이키'를 그대로 형상화한 존재였습니다.

이나리즈시 자체는 에도시대 후기부터 존재해, 당시는 소극장들이 늘어선 환락가 등에서,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로서 서민들 사이에 퍼졌습니다. 보급에 박차를 가한 것이 '덴포 개혁'에 의한 사치 금지령입니다. 비싼 초밥집이 문을 닫는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저렴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이나리즈시었습니다. 처음에는 막대 모양으로 잘라 판매되었으나, 어느새 현재의 형태로 변화하며 지역의 풍토에 맞춰 다양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현대에도 이나리즈시의 모양과 맛에는 동일본과 서일본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보입니다. 간토를 중심으로 한 동일본에서는, 오곡풍양의 상징인 '쌀가마니'로 보이는 직사각형(가마니형)이 주류입니다. 반면 서일본에서는, 후시미이나리타이샤의 이나리산이나 여우의 귀를 본뜬 것으로 여겨지는 삼각형이 일반적입니다. 간의 방식 또한 차이가 나는데, 간토는 진간장으로 달콤짭짤하게 조린 유부에 하얀 초밥밥을 넣는 단순한 구성이 두드러지는 반면, 간사이에서는 연간장으로 은은하게 지어 재료를 섞은 가야쿠밥을 채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다른 요소인 '마키즈시'에도 지역별 스타일이 있습니다. 동일본에서는 에도마에마키즈시의 대표격인 '간표마키'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일본에서는 재료가 많은 '후토마키'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후토마키의 인기가 높은 간사이에서는 스케로쿠즈시의 일각으로서 뿐만 아니라 단품으로도 주역을 맡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나리즈시에 호소마키와 후토마키를 모두 조합하는 등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형태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시대나 지역마다의 기호를 취향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각지의 음식 문화를 짙게 반영한 스케로쿠즈시. 가부키에서 태어난 장난기와 지역의 풍토가 어우러진 그 모습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살아있는 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은 도시락 상자에 나란히 담긴 '아게'와 '마키', 그리고 지역마다의 표정에 새삼 눈을 돌려 보면, 평소의 스케로쿠즈시가 조금 특별한 맛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기야의 김밥말이
https://www.shokunin.com/kr/kiya/sushimaki.html
마츠야 싯기텐의 도시락통
https://www.shokunin.com/kr/matsuya/
오테라 고하치로 쇼텐의 가나마리 M
https://www.shokunin.com/kr/otera/kanamari.html

참고자료
https://weathernews.jp/s/topics/202102/080255/
https://studiob.abc-cooking.co.jp/posts/_05NybJq
https://ok-food.co.jp/learning/
https://www.rideonexpresshd.co.jp/news/2020/12/-5.html
https://ja.wikipedia.org/wiki/%E5%8A%A9%E5%85%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