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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락사']

말레이시아에서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면요리 '락사(laksa)'. 그 이름은 고대 페르시아어로 '면'을 뜻하는 말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진 한편, 산스크리트어로 '다수·수천의'를 나타내는 말에서 왔다고도 하는데, 지역에 따라 국물의 베이스도, 면의 종류도, 그리고 재료도 크게 다릅니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라는 주요 세 민족으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에서 락사는 바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음을 상징하는 요리 중 하나입니다.

락사의 확산 배경에는 말레이시아 특유의 역사와 다민족 사회가 있습니다. 원래는 중화계 이민 남성과 현지 여성의 결합으로 생겨난 '바바 뇨냐(프라나칸) 문화'의 요리로, 중국의 면 요리에 코코넛 밀크나 향신료 등 현지의 식재료를 도입한 것이 시초입니다. 말라카 해협을 따라 스파이스 루트를 통해 각지에 전파되어 각 지역의 풍토와 미각에 따라 독자적인 스타일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또한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생선이나 새우 육수로 만들어 무슬림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널리 사랑받는 요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지역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락사는, 크게 '생선 육수 베이스의 산미계'와 '코코넛 밀크 베이스의 농후계'의 2개의 계통으로 나뉩니다. 북부 페낭 주변에서 인기 있는 아삼락사는 고등어 전갱이 등 생선살을 잘게 풀어 국물에 첨가하기 때문에 걸쭉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타마린드(아삼)나 감귤류의 과일껍질, 생고추로 새콤하고 매콤하게 완성되어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세계유산의 거리 말라카의 명물 '뇨냐락사'는 새우와 닭 육수를 베이스로 레몬그라스와 계피 등 향신료를 첨가한 향이 풍부한 일품입니다. 코코넛 밀크의 걸쭉함이 깊은 감칠맛을 낳고, 먹기 직전에 스다치와 비슷한 과일 '리마우'를 짜면, 상쾌한 신맛이 퍼집니다. 또한 남부 조호르주의 '락사 조호르'는 옛 왕의 취향에 맞춰 탄생한 것으로, 생선을 갈아 만든 소스에 스파게티를 곁들이는 독특한 스타일의 락사입니다.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여행의 후반에 먹었던 '카레락사'를 시판 락사 페이스트를 기본으로 재현해 보았습니다. 카레락사는 쿠알라룸푸르 지역에서 먹는 스타일로 코코넛 밀크가 있는 카레 스프에 재료에는 두툼한 두부튀김이나 생선 완자 등이 들어가며, 면은 알칼리수(간수)를 넣은 노란색 중화면이나 쌀국수가 사용됩니다. 현지에서는 라쿠사와 함께 매운 삼발이 곁들여져 있어서, 좋아하는 매운맛에(상당히 맵게...!) 조정해서 먹었습니다. 어패육수가 베이스인 카레와 코코넛 밀크의 향기, 몸을 속부터 따뜻하게 해주는 듯한 서서히 다가오는 매운맛이 기분 좋으며, 이 한 그릇으로 완전히 락사의 매력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쿠산 도기의 면그릇 S Deep과 이치요우가마의 국수 그릇 16cm는 모두 락사에 딱 맞는 그릇. 면과 국물을 담기 전에 그릇에 뜨거운 물을 넣고 데워두면 마지막까지 뜨거운 락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향신료와 코코넛밀크의 향에 휩싸이면서 서로 다른 문화가 한 그릇 안에 녹아드는 말레이시아다운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면요리, 락사. 꼭 집에서도 체험해 보세요.

하쿠산 도기의 면그릇 S Deep White
https://www.shokunin.com/kr/hakusan/mendon.html
이치요우가마의 국수 그릇 16cm
https://www.shokunin.com/kr/ichiyou/menbachi.html

참고자료
https://ja.wikipedia.org/wiki/%E3%83%A9%E3%82%AF%E3%82%B5
https://crea.bunshun.jp/articles/-/6850
https://travel.asean.or.jp/malaysia/2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