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스테라와 히메 포크]
집에서 카스테라를 먹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커피를 내리고 카스테라를 접시에 올려놓았는데, 문득 곁들이는 커트러리에 당황했습니다. 손님에게 내어놓는 경우를 다시 생각해 보면, 카스테라는 일본 과자라는 분류에서 과자용 이쑤시개나 과자칼을 곁들이고, 음료도 일본 차가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다만, 커피와 함께 먹는 경우라면 포크가 더 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카스텔라는 외형이나 질감이 스폰지 케이크와 같고, 이름도 어딘가 양과자와 같은 존재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양과자에서 자주 사용되는 버터나 크림 등은 사용하지 않고, 기본 재료는 계란·설탕·밀가루·물엿뿐이라고 하는 심플한 것입니다. 화과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팥 등도 사용되지 않아 계절감은 없지만, 직사각형 모양은 아름답고, 종이로 정성스럽게 싸인 포장에는 마음이 곁들여져 있는 것 같은 일본다움을 느낍니다.
카스테라는 16세기 중반 개항한 지 얼마 안 된 나가사키 항구에 온 포르투갈인에 의해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인의 '카스티야 왕국의 빵'으로 나가사키 사람들에게 소개되었습니다. 에도시대에는 설탕이 비쌌기 때문에 무가나 상인들 사이에서 고급 과자로 널리 퍼졌고, 이윽고 그 유래가 되는 '카스티야'라는 이름만 남기고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되어 누구나 아는 나가사키 카스테라로 발전했습니다. 해외로부터의 문화가 일본만의 독자적인 형태로 변화함으로써, 카스테라는 양과자와 일본과자의 딱 경계선에 있는 것 같은 과자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카스테라에 곁들일 커트러리를 선택하게 되면, 일본과 서양의 요소를 가진 딱 경계선의 것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히메 포크는 케이크 포크보다 한층 작아서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는 별로 볼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그 귀여움을 '히메(공주)'라고 표현해 이름 붙여져 일본 국내에서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해외의 문화를 받아들여 일본만의 독자적인 형태가 되었다는 점에서 어딘가 카스테라와 비슷한 역사의 배경을 느끼지 않습니까.
아즈마야의 히메 포크는 손바닥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고 귀여운 인상이 있습니다. 살짝 접시에 곁들이면 과자나 과일이 한층 돋보이고, 작은 접시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안주나 절임에 이쑤시개 대신 곁들이면 식탁이 한층 단정하게 정돈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하나하나가 숙련된 솜씨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형태와 빛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놋쇠로 만든 히메 포크는 사용 초기에는 광택 있는 황금빛을 띠지만, 사용하면서 풍미와 깊이가 더해져, 그 작은 존재가 오래도록 소중히 사용하고 싶어지는 커틀러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즈마야의 히메 포크
https://www.shokunin.com/kr/azmaya/himefork.html
야나기 소리의 커트러리
https://www.shokunin.com/kr/yanagisori/cutlery.html
아즈마야의 인판 마메자라 Momo
https://www.shokunin.com/kr/azmaya/inbanmame.html
호초코보 타다후사의 기본템 3가지 빵칼
https://www.shokunin.com/kr/tadafusa/houchou.html
참고자료
https://azmaya.co.jp/products/p35
https://www.castella.website/category/nagasakicastella/
https://shooken.com/history/
https://nagasaki-touan.com/taiken/history-of-caste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