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피 이야기]
파릇파릇한 초피 열매를 볼 수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마라 요리가 유행이죠. 일본과 중국의 초피는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미지가 조금 다른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모두 매력적입니다.
초피는 귤과 초피속의 낙엽 관목으로 일본이나 한반도 남부에 자생합니다. 일본에서는 혼슈·시코쿠·큐슈를 중심으로, 예로부터 산야에서 볼 수 있고, 에도 시대에는 이미 재배가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와카야마현의 아리타가와쵸 등이 일대 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산간 지역의 가정에서 자가용으로 심어져 잎과 열매를 양념이나 보존식에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잎, 꽃, 열매 모두가 식용이며, 특유의 상쾌한 향과 혀에 톡 쏘는 매운맛이 특징입니다. 봄이 되면 돋아나는 새잎은 '키노메'라고 불립니다. 4월에서 5월 사이에 피는 노란 꽃은 '하나산쇼', 그 후에 맺히는 초록 열매는 '아오산쇼', 가을이 되면 붉게 익어 '미산쇼'가 됩니다. 또한 초피나무는 매우 단단하고 향도 좋아, 예로부터 최고급 절구공이 재료로도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향신료로서의 역사도 오래되어,《고지키》나《만엽집》에는 초피의 고명인 '하지카미'가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초피나 생강 등 '무으면 매운 것'을 묶어 '하지카미'라고 불렀지만, 현재는 생강을 가리키는 것으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중국 사천 요리에 사용되는 '화자오'도 같은 초피속의 식물입니다. 사천성에서는 습도가 높고, 특히 여름에는 무덥기 때문에 발한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향신료가 많이 사용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화자오는 혀가 저리는 듯한 자극이 특징으로, '마(麻)'라는 저림과 '라(辣)'라는 매운맛을 조합한 '마라(麻辣)' 맛이 생겼습니다.
한편, 교토에서는 초피가 특히 선호되고 있어, 교토 요리는 물론, 유도후와 미소시루, 오야코동 등에도 가루 초피가 빠질 수 없습니다. 교토 사람들의 초피 사랑은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예전에는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 어려웠던 데 따른 냄새 제거, 그리고 싱거운 맛을 좋아하는 교토 요리의 맛의 악센트로 뿌리내린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일본의 초피는 향기롭고, 순식간에 퍼졌다가 사라지는 상쾌함과 고급스러운 얼얼함이 매력입니다. 양념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다르지만, 각각의 기후나 풍토에 맞는 미각 문화가 발전해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초피의 매운맛이나 저림은 주로 '산쇼르'라는 성분에 의한 것으로, 이것은 건위·정장 작용, 발한이나 혈액순환 촉진 등의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몸의 안쪽에서 순환을 좋게 하고, 냉기나 피로를 완화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됩니다. 향기 성분에는 릴렉스 작용도 있어 심신의 조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는 아오산쇼 페이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아오산쇼를 30초 정도 삶고 소량의 소금과 소주를 첨가하여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것입니다. 작년에 담근 초피 올리브 오일 절임도 마찬가지로 페이스트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밥에도 빵에도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쾌하고 톡 쏘는 아오산쇼의 풍미에 힘을 얻으면서 장마철부터 여름까지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이즈미 가라스 세이사쿠조의 시약병
https://www.shokunin.com/kr/koizumi/shiyaku.html
아즈마야의 절구봉
https://www.shokunin.com/kr/azmaya/surikogi.html
야마타다 가토엔의 JUJU mortier 스리바치
https://www.shokunin.com/kr/yamatada/suribachi.html
참고자료
https://ja.wikipedia.org/wiki/サンショウ
https://himitsu.wakasa.jp/contents/japanese-pepper/
https://magokoro-care-shoku.com/column/food-poisoning-prevention-sansho
https://www.creema-springs.jp/projects/zanshop
https://weathernews.jp/s/topics/202106/110265/
https://www.medicalherb.or.jp/archives/4112
https://hashizumen.shop/blogs/noodle-note/sichu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