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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문화와 향도]

일본에는 전통적인 '향기' 문화가 있습니다. 일본만의 향기로 신사불각에서의 향기, 부채의 향기, 타타미의 향기 등이 떠오르는데, 일본만의 독특한 미의식에 뿌리를 둔 예도의 하나로 가라와 침향, 백단 등의 향목을 이용한 '향도(香道)'가 있습니다.

향이 일본에 전해진 것은 아스카 시대 불교의 전래와 함께 전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불교 의식을 위한 것이지 향기를 즐길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불교에서 '향'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설파되고 있습니다. '향은 불사이고, 양향은 심신에 잘 작용하고, 호향은 신앙에 통한다. 향목은 스스로를 불태워 사람에게 향기를 주고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즉 이타심을 보여준다'. 부의금의 본래 의미도 '죽은 사람의 영전에 향을 바치기 위한 금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부처님께 드리는 제물은 '향, 화(꽃), 등명' 순으로 바치는 것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불교 전래 이전의 일본에서는 삼나무, 노송나무, 사카키나무 등의 나무의 향기가 신성시되고 자연 그대로의 향기가 중요시되었습니다.

향의 원료가 되는 향목이 일본에 등장한 것은 595년입니다.《일본서기》에는 아와지섬에 향목이 표착되어 그것을 피운 섬사람들이 방향에 놀라 조정에 진상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섭정이자 불교에 정통했던 쇼토쿠 태자는 그것을 '沈水(沈香)'라고 감정했다고 합니다. 불교가 일본에 전해진 538년에는 이미 향으로 불전을 정화하고 사기를 물리치는 '공향' 의식이 존재했습니다. 향목을 새기거나 분말로 만들어 피우는 분향은 당시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형식입니다. 기원은 인도에 있으며, 원래는 체취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발전하여 몸을 정화하고 사기를 가까이 하지 않는 것으로 불교에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헤이안 시대에 이르러 향은 귀족들의 생활에 도입되어 방에서 향을 피워 손님을 맞이하기도 하고, 기모노에 향을 옮겨 몸단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향목을 분말로 하여 꿀이나 매실 등으로 반죽한 '타키모노'를 만들어 방이나 기모노, 머리 등에 향을 피워 물들이는 '소라다키모노'의 풍습이 번성하게 되었습니다. 카마쿠라 시대에는 무사들이 향목을 귀하게 여겨 향을 감상하고 냄새를 맡는 '쿠미코'를 즐기게 되었고, 무로마치 시대에는 아시카가 요시마사의 히가시야마 문화 속에서 '향도(香道)'로 확립되었습니다. 향도에서는 향기가 전하는 것을 마음으로 알아 듣는다고 해서 '향을 듣다(聞香)'라는 말과 소작이 생겨나 널리 퍼졌습니다.

향도에서 사용되는 주요 향목은 가라, 침향, 백단 세 종류입니다. 모두 일본에는 자생하지 않고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산출되는 귀중한 향목입니다. 침향은 진쵸개과의 특정 수목이 상해나 병해를 입음으로써 방어응답으로 수지가 침착되고 오랜 세월을 거쳐 생깁니다. 침향이 형성되려면 50년 이상, 고품질은 100~15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가라는 침향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것으로 베트남의 특정 지역에서만 산출되며 특히 희소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라현의 토다이지 쇼소인에는 '란자타이'라고 불리는 천하제일의 명향으로 불리는 향목이 지금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길이 1.5m, 최대 직경 37.8cm, 중량 11.6kg에 달하는 일본 최대의 크고 귀중한 향목입니다.

11세기 북송의 시인 황정견은 향이 지닌 정신적인 효능을 '향의 십덕'으로 나타냈습니다. 애니메이션《잇큐상》으로 알려진 임제종의 선승 '잇큐 소준'이 일본에 소개했다고 전해집니다.

1. 感格鬼神 (감각이 날카로워진다)
2. 清淨心身 (몸도 마음도 맑아진다)
3. 能除汚穢 (오염을 제거)
4. 能覺睡眠 (잠을 깨우다)
5. 静中成友 (고요함 속에 편안함을 얻다)
6. 塵裏偸間 (바쁠 때에도 마음을 달래다)
7. 多而不厭 (많아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8. 寡而為足 (적어도 충분한 향기를 내뿜는다)
9. 久蔵不朽 (세월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10. 常用無障 (상용해도 해가 없다)

향의 향기에는 일본인이 오래 전부터 소중히 여겨 온 미의식과 정신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 조용하고 심오한 세상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에 숨쉬고 있습니다. 이와모토 키요시 쇼텐의 마메히바치는 안에 재를 넣어 향꽂이나 향로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모토 키요시 쇼텐의 마메히바치
https://.shokunin.com/kr/iwamoto/hibachi.html
규슈국립박물관
https://www.kyuhaku.jp/

참고자료
https://yamadamatsu.co.jp/knowledge/history/
https://www.kigusuri.com/kampo/asano/asano_03.html
https://suzukaen.co.jp/2020/11/沈香(じんこう)とは/
http://www.baikundo.co.jp/wordpress/agalloch/
https://juttoku.jp/blog/2015/incense/0706_1850
https://www.kohgen.com/column/koh/jittoku/
https://www.koju.co.jp/cultur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