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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

옻칠은 예로부터 특별한 힘이 있다고 여겨져 마귀를 쫓는 용도로 유용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칠기에 넣은 음식이나 물이 잘 썩지 않거나 수액을 만지면 심하게 염증이 나다는 옻칠의 성질 때문에 '사악한 것을 가까이 하지 않는 힘이 있다'고 믿어 온 것입니다. 선사의 수행승들은 검은 칠기인 '응량기'를 이용하여 식사를 하고 식후에 차로 그릇을 헹구어 청결을 유지합니다. 오세치 요리는 며칠 동안 옻칠 찬합 안에 넣어 보관합니다. 옻칠에는 강한 접착력과 항균성이 있어 칠기에 부착된 대장균이 24시간 후에는 거의 사멸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 안전성, 보호성, 견고성, 미관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붉은 칠을 한 건축물과 일본의 신사와 절에도 옻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옻칠은 옻나무 줄기의 내피에 붙인 흠집에서 수액을 정제하여 얻는 천연 수지 도료입니다. 옻이 마르는 것은 온도 25℃, 습도 70% 정도에서 옻의 주성분 우루시올이 효소락카제의 작용에 의해 산소를 도입하고 중합하여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말라서 굳어진 옻칠 도막은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아름다운 색광을 갖추고 있습니다. 옻칠은 사용할수록 빛을 더하며, 세월이 지남에 따라 투명감이 증가하고, 색칠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조몬시대부터 사용되어 온 옻이지만, 현재는 일본 국내에서 사용되는 옻 중 국산 옻은 불과 몇 %로 대부분 외국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후 플라스틱 도료의 보급과 저렴한 수입품의 대두로 국산 옻칠 생산은 격감해 버렸습니다. 옻나무에서 옻을 채취할 때까지는 10~15년이 소요되며, 옻칠 장인이 반년에 걸쳐 채취할 수 있는 옻은 1그루의 나무에서 불과 200ml 정도입니다. 국산 옻칠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장인의 기술과 오랜 세월이 필요합니다.

옻나무의 서식지는 동아시아에서 남아시아로 한정되어 있고, 칠기는 대항해시대에는 서양으로의 중요한 수출품이 되었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칠기 수집가였고, 그녀의 어머니 마리아 테레지아는 "나는 다이아몬드보다 칠기야"라고 말하며 빈의 궁전에 '옻칠 방'을 마련했을 정도였습니다. 17세기에는 유럽 각국에서 마키에를 모방한 재패닝(japanning)이라는 도장기법이 발달합니다. 나뭇결 도장에 의한 마무리가 보통이었던 피아노는 이 재패닝 칠흑의 영향을 받아 검게 칠해지게 되었습니다.

옻은 잎이나 꽃, 열매, 새싹, 가지, 나무껍질까지 남김없이 이용되며, 예를 들어 열매는 로스팅하여 커피 대신 꽃은 꿀의 원료로, 새싹은 튀김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옻을 주성분으로 한 '간칠'이라는 한약은 기생충 구제나 혈의 막힘 개선에 사용됩니다. 한국에서는 옻이 예로부터 약초로 사용되어 면역력 향상과 관절통 개선, 위장약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옻닭'이라는 옻나무 껍질과 닭고기를 함께 끓인 삼계탕 같은 약선요리가 있다고 합니다.

옻칠은 '사람의 피부에 가장 가까운 도료'라고도 하며, 촉감이 뛰어난 칠기는 그 가벼움과 나무 특유의 따뜻함이 매력입니다. 취급 방법에 대해서는 건조나 햇빛에는 약하기 때문에 사용하면 살짝 헹구고, 수분을 바로 닦아내도록 합시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공예품인 칠기, 옻칠의 전통이 계속되도록 오래도록 소중히 사용하고 싶습니다.

앗피누리 싯기 고우보우의 찬합
https://www.shokunin.com/kr/appi/jubako.html

참고자료
https://kakikofu.com/knowledge/kampo/漆と漢方薬と漆器のある暮らし/
https://www.9emon.co.jp/post/urushi_eat
https://www.yamakyu-urushi.co.jp/shikki/237_240/
https://okushizuurushinosato.com/
https://urushi-joboji.com
http://urushiart.com/about_urushi.html
https://urushi-joboji.com/uru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