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지에 마음을 담다]
일본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편지지나 봉투가 있습니다. 물론 무늬가 같은 편지지와 봉투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확실히 아무것도 디자인되지 않은 흰 종이를 사용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아름다운 봉투와 편지지를 보면 그것만으로 행복해집니다. 저는 주로 친구나 먼 친척에게 편지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편지지와 봉투를 보고 있으면 자신이 쓴 글을 읽는 소중한 사람들의 기분을 상상하곤 합니다.
식물과 꽃을 좋아하는 저는 몇 달 전에 매화꽃을 모티브로 한 편지지나, 그때는 아직 시기적으로 빨랐던 봄다운 양귀비를 모티브로 한 편지지와 봉투를 사 보았습니다. 최근 휴대폰이 있으면 친구나 친척에게는 근황 보고나 감사 인사를 쉽게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지를 쓰는 수고를 하면 정말 전하고 싶은 것을 더 깊이 생각하고 간결하게 쓰는 훈련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편지를 쓰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지만(먼저 초안을 쓰고, 그것을 다시 읽고 수정하고, 초안의 그 정정문을 편지지에 옮겨 적습니다), 제 안에서 소소한 성취감이 솟아오르고, 그것만으로 기뻐집니다.
얼마 전 제 편지에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내용은 좀처럼 저에게는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조언이었습니다만, 그 분이 얼마나 저를 생각해 주고 있는지를 그 편지를 배독함으로써 느꼈습니다. 내용은 같아도 이것이 이메일이라면, 저는 상처받거나 화가 나지도 모릅니다만, 이상하게도 손으로 쓴 편지를 받고, 그 분의 여전히 늠름한 글씨를 읽고 있었더니, 부드럽게 말이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이 편지를 읽는 데 소요된 시간은 불과 몇 분이었지만, 제 마음은 편안해졌습니다.
어쩌면 편지를 보내거나 받는것은 사소한 싸움이나 의견차를 개선하거나 아니면 그냥 근황보고를 서로 전달하기에도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친구나 친척에게 편지를 더 쓰는 것이 2024년 제 목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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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시 세이사쿠조 만년필·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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