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에 소원을 담아]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에는 "수자니(suzani)"라는 아름다운 자수가 있습니다. "수자니"라는 말은 페르시아어로 "바늘"을 가리키는 단어를 어원으로 "자수, 수놓은 것"이라는 뜻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기념품으로 관광지에 가면 기념품 가게 앞에는 컬러풀한 자수가 놓인 가방과 쿠션 커버, 벽에 거는 천 등이 즐비합니다. 수제만이 가능한 따뜻하고 섬세한 디자인이 정말로 멋지고, "예쁘다!"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를 정도로, 완전히 수자니의 매력에 빠져 버렸습니다.
중앙아시아 주변의 유목민 여성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수자니는 과거 신부가 혼수품으로 침대보와 큰 벽에 거는 천 등 여러 장의 수자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딸이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나 친척 여자들이 바느질을 하면서 자수 방법을 알려주었고, 마지막에는 딸이 직접 완성했다고 합니다. 딸의 행운과 가족의 건강, 번영, 풍요의 염원을 담아 한 땀씩 정성스럽게 수를 놓았습니다. 천은 무명이나 비단이 대부분이고 자수실은 비단이 주류입니다. 사막 등 가혹한 환경을 이동하는 유목민들 사이에서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에 오래된 것이 잘 남지 않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19세기 초의 것이지만, 책에는 15세기 초의 수자니의 전신으로 여겨지는 자수 직물에 대한 기술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자수 모양은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라 인물이나 동물 같은 것은 없고 태양, 달, 별, 꽃이나 과일 같은 모티브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종자가 많은 석류는 자손 번영의 모티브라고 해서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수자니는 지방에 따라 특색이 있고, 또한 각 가문에 의해 대대로 내려오는 디자인도 다양합니다. 실크로드의 중계지로서 번창한 부하라는 유명한 수자니의 산지입니다. 기왕이면 좀 더 수자니를 알고 싶어서 부하라 외곽 마을 기주두방에 있는 수자니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을 방문했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수자니 자수실은 석류와 양파 껍질 등 자연 소재로 물들이고 있다고 하며, 다른 지역의 수자니의 선명한 색조와는 또 다른 부드러운 색조입니다. 공방의 여성분이 자수를 가르쳐 주지만 보는 것과 하는 것은 크게 다릅니다. 원래 바느질을 잘하는 편이 아닌 것도 있어 함께 간 친구와 얼굴을 마주하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수자니 제작의 꿈은 깨졌지만 한 땀 한 땀 공정을 배우며 수자니를 완성해 가는 시간은 매우 따뜻하고 풍요로웠습니다. 어머니가 딸의 행복을 바라며 자수를 가르친 시간을 언급한 것 같은 귀중한 체험이었습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자수인 "사시코"에도 풍양과 마귀를 쫓는 등의 염원을 담은 다양한 문양이 있습니다. 야마노 카타치의 사시코의 부적은 종교나 사상을 넘어 기도하는 마음을 담은 부적입니다. 소중한 분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선물로도 추천합니다. 한 땀에 담긴 소원이나 따뜻함을 꼭 손에 들고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야마노 카타치 사시코의 부적
https://www.shokunin.com/kr/yamanokatachi/sashiko.html
참고자료
https://www.shibuya-and.tokyo/fashion/knowledge/embroidery-7/
https://textile-journey.jp/column/1111/
https://www.kaze-travel.co.jp/blog/uzbekistan_kiji017.html
https://srptravel.com/blog-suz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