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위스키 요이치 증류소]
일본 위스키계에서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니카위스키 창업자 다케츠루 마사타카.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로 꼽히는 다케츠루는 "일본인이 진짜 위스키를 마셨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과 열정을 평생 끌어안으며 인생의 모든 것을 위스키 만들기에 바친 인물입니다. 2014년 9월~2015년 3월 방영된 NHK 드라마 "맛산"의 모델이 된 인물로도 기억에 새롭습니다.
그는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위스키 제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다이쇼 시대 위스키 탄생지인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본격적인 위스키 제조 기술을 가져왔습니다. 이후에 영국 수상가 되는 흄 씨가 "우리 스코틀랜드에 40년 전 머리 좋은 일본 청년이 찾아와 만년필 한 병과 공책으로 영국 달러 박스인 위스키 만들기의 비밀을 훔쳐갔다"고 유머러스하게 칭찬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스키 제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일본인으로서 산토리 주식회사의 전신인 코토부키야·토리이 신지로우에게 초청되어 야마자키 증류소 건설에 깊이 관여한 타케츠루는 스스로 공장장으로서 위스키 만들기에 몰두, 롱몬 증류소 연수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1929년에 마침내 일본발 본격 위스키를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그 다케츠루가 일본 전역을 찾아 헤매다 마침내 발견한 곳이 홋카이도 샤코탄반도에 있는 요이치. 맑은 물이 솟고 시원한 기후이면서도 습도도 높다는 스코틀랜드와 비슷한 기후의 요이치는 다케츠루가 꿈을 맡기기 위한 이상적인 땅 그 자체였습니다. 1934년에는 "대일본과즙주식회사"를 설립해 공장 부지 내에 건설한 목조 서양식 가옥으로 스코틀랜드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 리타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고 위스키가 생기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설립 직후 자금 부족을 이유로 처음에는 사과 주스를 만들면서 자금을 얻어 위스키 원주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스코틀랜드 유학 22년 만인 1940년 드디어 완성된 다케츠루의 위스키는 "대일본과즙주식회사"에서 '니(日)와 "카(果)"를 따서 "니카위스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우직하게 똑바로 걸어간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사각형 병에 담긴 호박색 액체로 눈앞에 나타났을 때, 그것은 다케츠루와 아내 리타에게 그리고 위스키 제조에 관여한 기술자들 모두에게 지복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니카위스키 요이치 증류소는 오타루 쇼룸이 있는 오타루시 오타루 역 앞에서 버스로 약 45분. 증류소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예약필수)가 이루어지고 있어 몰트 위스키 제조법과 제조 공정의 설명을 들으며 견학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가이드 투어에 참가한 날 요이치의 날씨는 비. 그 날씨가 만들어내는 공기는 바로 다케츠루가 스코틀랜드에서 체험한 "냉량습윤(冷涼湿潤)"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을 정도. 비와 안개로 뿌연 증류소의 광활한 부지에는 마치 스코틀랜드에 있는 듯한 건물들이 즐비해 다른 세계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요이치 증류소에서는 현재도 전통적인 석탄 직화 증류에 의해 중후하고 강력한 몰트 위스키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가스 연료가 주류가 된 오늘날 석탄을 사용하여 포트 스틸을 직화숙고하여 증류하는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에서도 몇게 없는 정도라고 합니다. 그 열린 문으로 보이는 시뻘겋게 타오르는 석탄과 불꽃, 몰아치는 열풍에 창업 이래 이어져 온 기술, 정신, 전통 그리고 "진짜"를 계속 만들겠다는 신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타루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위스키 제조의 이상향·요이치. 전 세계 많은 위스키 팬들을 매료시켜 마지않는 니카위스키의 역사를 접하고 선인들의 위업과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니카위스키 요이치 증류소
https://www.nikka.com/distilleries/yoichi/
오타루 쇼룸
https://www.shokunin.com/kr/showroom/otaru.html
참고자료
https://www.town.yoichi.hokkaido.jp/machi/yoichistory/2014/sono115.html
https://ja.wikipedia.org/wiki/%E7%AB%B9%E9%B6%B4%E6%94%BF%E5%AD%9D